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따뜻한 세상이 되었으면
작성자 : bha1070   작성일 : 2018-02-06   조회수 : 2167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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따뜻한 세상이 되었으면

 

유정숙

 

지난 목요일 대림역에서 2호선 지하철을 기다리고 있었다. 재일 앞에 서서 기다리고 있는데 뒤를 돌아보니 전동휠체어를 탄분이 줄 맨 끝에 서 있었다. 도착하는 지하철을 보고 나는 얼른 전동 휠체어를 타신 분을 앞으로 오게 하고 안전하게 들어갈 수 있도록 힘껏 밀었다. 휠체어 타신 분은 들어간 자리에 그냥 계셔서 지하철 내 휠체어 들어갈 수 있는 것으로 이동을 시켜드렸다. 잠시 후에 문화날개센터 소장 명함을 전해주고 어려운 일 있을 때 연락 달라고 말씀을 드리는데 갑자기 날카롭게 생긴 남자 한분이 명함을 뺏어서 전동휠체어 뒷주머니에 던지는 거이 아닌가.

"누구세요? 동행인이세요? 아니면 활동보조인이세요?"

그 사람은 말없이 뒷바라지 호주머니에 손을 넣고 거만하게 서 있었다. 나는 휄체어에 앉아 있는 중증장애인과 이야기를 나누었다.

"문화날개 장애인자립생활센터라고 들어보셨나요?"

들릴 듯 말 듯, '네' 소리가 들려왔다. '동작' 소리와 '뇌병변' 소리도 들려왔다. 뒷목을 못 가누는지 얼굴을 거의 무릎에 푹 파묻고 있어서 얼굴을 볼 수가 없었고 옷이 입혀진 가는 다리가 경직되는지 힘들게 움직이고 있었다.

몇 정거장이나 지났을까. 갑자기 큰 소리가 들려왔다.

"야!  내려!"

그 딱딱하고 거만하게 생긴 남자가 말을 했고 휠체어가 열린 문 앞으로 가자 그 남자는 한손으로 휠체어를 확 밀어버렸고 중증장애인이 좌로 꺾어지자 호주머니에 손을 넣은 채 멀리 떨어져서 걸어가고 있는 모습이 보였다.

끝까지 그 장애인을 어떻게 대하는지 내려서 보고 싶었다 어떤 아주머니가 "장애인을 너무 심게 다루는 것 같네." 또 다른 아주머니가 "저런 사람하고 무서워서 어떻게 다녀." 하고 말하는 소리가 들렸다.

활동보조제공기관인 문화날개 담당자로서 무거운 책임감이 느껴졌다. 활동보조인 자격증이 있다고 활동보조인이 되는 게 아니다. 장애인의 아픔과 내면을 이해하고 사랑으로 품는 것이 중요하지 않을까? 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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